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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사랑, 그 미친 짓에 대한 심리

by 심리학자 이선경 2025. 3. 1.
셰익스피어
"사랑은 그저 미친 짓이에요."
Love is merely madness.

 

셰익스피어가 남긴 가장 솔직한 사랑의 정의는 미친짓입니다. 사랑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늘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갈망하며, 사랑에 상처받습니다. 때로는 황홀한 기쁨을 주지만,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하는 고귀한 감정, 그것이 사랑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얼마나 알까요? 각자가 정의하는 사랑이 있지만, 심리학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우리는 사랑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셰익스피어의 통찰을 통해 사랑을 다시 들여다보면, 이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채로운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사랑은 무엇인가?

 

셰익스피어는 수많은 희곡에서 사랑을 다양한 방식으로 묘사했습니다. 그의 4대 비극을 살펴보면, 사랑이 결코 아름답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속 사랑 이야기]

햄릿 : 어머니의 배신, 혈육에 대한 복수
맥베스 : 아내의 욕망, 권력과 파멸
리어왕 : 딸들의 아첨과 배신, 불륜
오셀로 : 질투와 의심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죽임, 죄책감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사랑은 낭만적인 동화 속 이야기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배신, 질투, 탐욕, 후회 같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뒤얽힌 치열한 관계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든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핵심 요소는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인간이 가장 강렬하게 경험하는 감정이자, 때때로 우리를 파멸로 이끄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요? 사랑은 한 가지 형태로 정의할 수 없는, 무척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심리학이 말하는 사랑의 종류

 

아가페, 에로스, 플라토닉은 우리 삶에 종종 등장하기도 하는 사랑의 종류입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사랑은 대표적으로 7가지 정도로 구분하곤 합니다.

 

플라토닉(Platonic) : 정신적 교감, 깊은 우정과 믿음
아가페(Agape) : 조건 없는 헌신과 희생
에로스(Eros) : 뜨겁고 강렬한 열정적 사랑
루두스(Ludus) : 가벼운 연애, 게임 같은 사랑
스토르게(Storge) : 가족 같은 안정감, 편안한 사랑
프래그마(Pragma) :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사랑
매니아(Mania) : 집착과 의존, 소유욕이 강한 사랑

 

관점에 따라 더 많이 분류될 수 있지만, 사랑은 결국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우리는 한 가지 사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관계에 따라 여러 형태의 사랑을 경험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요소들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순간, 사랑에 대한 우리의 시야는 더욱 넓어집니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사랑은 미친 짓인가?

 

다시 그의 말로 돌아가서.. 그래서 사랑은 미친 짓일까요? 셰익스피어는 사랑의 감정 곡선을 누구보다도 깊이 탐구한 인물이지만, 그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사랑은 미친 짓이다." 이는 단순히 사랑이 비합리적이거나 충동적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이 인간을 완전히 다른 존재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깊은 사랑에 빠졌을 때, 어떤 모습이었나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하지는 않나요?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순간에도 감정에 휘둘린 적은 없나요?

 

사랑은 때때로 이성을 마비시키고, 현실을 왜곡하며, 우리의 가치관마저 흔들어 놓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사랑을 "미친 짓"이라 표현한 것은,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자체를 뒤흔드는 강력한 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사랑은 위험한 감정이므로 멀리해야 할까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통해 성장합니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깊은 배움을 주는 과정입니다. 때론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조차도 사랑의 일부이며,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랑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고 받아들이며 나만의 사랑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랑들을 하고 있나요?

 

사랑을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사랑은 우리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때로는 좌절하며, 또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섭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나요? 플라토닉한 우정의 사랑은 몇 %이고, 열정적인 에로스의 사랑은 몇 %이며 현실적인 프래그마의 사랑은 몇 %인가요? 우리는 한 가지 사랑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사랑의 형태는 계속 변화하고, 같은 사람을 사랑하더라도 그 감정은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랑이 식는다는 말은 단순하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종류의 변화가 사랑을 더욱 매력적이고 강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결국 사랑은 크기로, 깊이로, 색깔로, 재질로, 맛으로, 향기로,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양하게 변화하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미친 사랑’을 할 준비가 된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