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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육아 vs 일, 누가 더 힘들까? 심리 연구 결과의 선택은?

by 심리학자 이선경 2025. 2. 19.

 

"출근이 휴식이다" - 육아가 직장보다 더 힘든 이유

"회사 가서 쉬고 싶다."
"퇴근 후가 진짜 전쟁이다."
"출근이 피곤할 줄 알았는데, 육아가 더 피곤하다."


이 말이 공감된다면, 당신은 이미 육아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육아가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부모들은 직장에서보다 가정에서 더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합니다. 말 그대로 "출근이 휴식"이 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죠.

 

최근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직장에 있는 시간보다 더 피곤하고, 스트레스도 심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직장과 육아, 근무 환경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적어도 점심시간이 있고, 가끔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는 다릅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 점심시간이란? 차갑게 식은 밥을 허겁지겁 먹는 시간입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엄마! 아빠!"라는 외침이 들리는 시간입니다. 화장실 가는 시간? 단독 행동이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즉, 직장에서는 업무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육아는 24시간 무급 노동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엄마!" "아빠!"라는 호출이 이어지고, 잠을 자는 순간조차도 아이가 깨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이쯤 되면 "직장은 오히려 휴식 공간"이라는 말이 나올 만도 하죠. 그런데 24시간 노동의 강도도 육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육아는 철저한 멀티태스킹 게임

바로 육아는 멀티태스킹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는 하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아에서는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면서 동시에 저녁 메뉴를 고민해야 하고, 한 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게다가 아이가 조금이라도 조용하면 "이상하다, 왜 조용하지?" 하며 또 다른 걱정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부모의 뇌는 끊임없이 돌아갑니다. 연구에서도 양육 스트레스는 단순한 육체적 피로가 아니라, 끊임없는 멀티태스킹과 감정적 소모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육아를 혼자 떠맡게 되는 경우, 우울감이 증가하고 정신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하면 엄마가 행복해진다는 연구"

아이를 가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정으로부터 오는 대체불가능한 행복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주관적 행복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양육 부담이 한쪽 부모에게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심리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어머니의 행복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행복한 육아를 위해서는 "아빠의 육아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가정에서 육아의 부담은 어머니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육아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은?

육아는 부모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아이의 정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아이도 불안함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족 전체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첫째, 배우자와 육아 분담하기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육아의 부담을 한 사람이 전담하는 것은 부모의 행복도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입니다. 퇴근 후 30분이라도 아이와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배우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습니다.

 

둘째, 현실적인 기대 설정하기
"나는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 해!"라는 압박감은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뿐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해주는 부모입니다. 가끔은 실수해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사회적 지원 활용하기
부모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면 금방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육아 모임, 부모 교육 프로그램, 육아 상담 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정서적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넷째,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부모도 사람입니다.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말에 몇 시간이라도 혼자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육아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육아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직장 생활도 힘들지만, 육아는 24시간 "쉬는 시간이 없는 감정 노동"이며, 육체적·정신적 소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육아의 부담을 배우자와 나누고, 사회적 지원을 적극 활용하며,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부모도, 아이도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이 단순한 진리가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아닐까요?

 

 

참고문헌

 

  • Abidin, R. R. (1990). Parenting Stress Index. Charlottesville, VA: Pediatric Psychology Press.
  • Musick, K., Meier, A., & Flood, S. (2016). How parents fare: Mothers’ and fathers’ subjective well-being in time with children.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81(5), 1069-1095.
  • 서소정, 조혜현. (2019). 유아기 어머니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한국모자보건학회지, 23(4), 220-231.